예전에, 대구 동구 방촌동의 브런치카페 '솔트'를 다녀온 후기를 적었었다(https://cafe.woruk.com/9). 솔트 후기 첫문단에서 언급한, '팔공산에 있다는 대형 카페'가 바로 이 보헤아였다. 그냥 팔공산 카페를 검색하다 보헤아에 대한 포스팅을 봤었던 것 같은데, '여기 가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달리다가 너무 멀어서 가까이 있던 카페를 갔었던 게 하나의 기록으로 남았다.
가고 싶었지만 잊고 지냈던 카페인데, 귀염둥이가 검색을 하다 찾아낸 카페가 마침 보헤아였다. 가고 싶었던 카페였던 만큼 달가운 마음으로 보헤아로 향했다.
- 상호 : 보헤아(카페, 디저트)
- 전화번호 : 0507-1331-8737
- 주소 : 대구광역시 북구 이곡길 35-10 2층 보헤아(서변동 171 2층 보헤아)
- 북구 동서변택지지구에서 연경지구 방면
- 영업시간 : 매일 11:00~21:00, 라스트 오더 20:30
- 카페 보헤아인스타그램 : http://www.instagram.com/cafe_bohea
- 카페 보헤아 와이파이 ID : KT_GIGA_BOHEA
- 카페 보헤아 와이파이 PW : Bohea12345
노키즈존 BOHEA는 홍차라는 단어가 없었던 당시 녹차 이외의 차를 칭하는 호칭 ‘우이’의 영어식 발음 ‘보히’에서 탄생되었습니다. 저희는 ‘홍차의 대중화’를 꿈꾸는 카페입니다. (출처 : 네이버 카페 소개 글)
녹차 이외의 차를 칭하는 호칭 '우이'의 영어식 발음에서 탄생된 상호라고 한다. 홍차 대중화를 꿈꾸는 카페의 상호명이 가지는 어원도 좋지만, 단순히 들리는 어감으로도 부드럽고 정감이 가는 상호다. 카페 보헤아. 가는 길에 보이는 연경지구, 동서변지구가 많이 발전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중간에 샛길로 빠져 한참을 조용한 마을 속으로 들어오다보면 멋진 2층짜리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카페 보헤아 건물은 1층을 주택, 2층을 카페로 활용하고 있었다. 내가 정말로 꿈꾸던 건물구조다. 카페에서 원하는 만큼 영업하다가 피곤하면 한 층 내려가서 잠을 자는 거지. 영업시간이 끝나고 난 뒤에 조용한 카페에서 혼자 문 잠그고 공부나 작업을 좀 하다가 바로 밑에 내려가서 취침 하는 것. 만약 다른 곳에 집이 있다 하더라도, 내가 운영하는 카페와 같은 건물에 또 하나의 거주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로망이 있었는데, 보헤아가 바로 그런 공간인 것 같아서 멋지다고 생각했다.
카페 보헤아는 2층에 위치하고 있다. 건물 좌측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다.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잔디밭 위 야외 테이블들.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춥지 않은 좋은 날에 좋을 것 같았다.
카페 뒤쪽으로 펼쳐진 울창한 숲들이 시원한 느낌이었다. 푸른 숲을 뒤에 끼고 있는 예쁜 카페 보헤아, 안으로 들어가봤다.
와... 카페가 정말 예쁘다. 공간이 무척 큰데 테이블이 따닥따닥 붙어있지 않고, 상당한 거리를 두고 띄워놔서 쾌적한 느낌이었다. 무조건 많은 손님들을 받기 위한 공간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다. 언젠간 카페를 창업한다면 이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인테리어였다. 색감도 너무 화려하지 않고, 바닥은 타일이 아닌 이런 맨들맨들한 질감의 일체형 바닥이라 마음에 들었다. 에폭시 처리가 된 바닥을 좋아하지만, 그렇게 반짝반짝하지 않은 이런 느낌도 굉장히 좋았다.
인테리어의 한 축을 담당하는 큰 돌덩이. 이 무거운 돌덩이를 2층까지 어떻게 옮겼을지 궁금하다. 카페 한 켠을 테이블로 채우지 않고, 돌덩이와 그림으로 채웠다. 너무 빽빽하지 않은 여백의 미가 있었다.
카페 보헤아의 메뉴판과 디저트 쇼케이스. 음료는 상큼한 걸 먹고 싶었던 나의 한라봉 아이스티와 카페인을 먹지 못하는 귀염둥이의 허니루이보스밀크티(카페인 프리)를 시켰다. 디저트로는 레어치즈케이크와 크림 브륄레를 시켰다. 크림 브륄레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혜원이 만들어 먹던 걸 본 기억이 나서 시켰다. 그 장면을 몇 번이고 돌려봤는지, 이후에는 뭔가 나도 먹어본 것 같은 왜곡된 기억을 하고 있었다. 실물로 보고 나서야, 먹어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었다.
주문을 하고 카페를 좀 더 둘러봤다. 꽤나 넓은 한 층 공간이 구획을 나누지 않아 여유로웠다.
네모난 테이블과, 원형 쇼파를 둘러싼 부채꼴 테이블들이 있었다. 어느 모양이나 원목으로 된 테이블이 무척 넓어서 음료와 디저트를 두기 좋았고, 책을 읽기에도 좋은 테이블이라 마음에 들었다.
함면으로 창이 넓게 나있어 어딜 바라봐도 탁 트인 느낌이다. 천하절경은 아니지만, 조용한 마을이 다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참 편안하다.
손님들이 많은 듯 많지 않은 정도로 적당히 자리잡고 있었다. 북적이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조용조용한 분위기여서 편안했다. 음악도 편안한 음악이 나온 걸로 기억한다. 카페는 선곡도 꽤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카페 보헤아에서는 홍차를 시향할 수 있도록 샘플을 전시해놓고 있었다. 홍차의 대중화를 꿈꾸는 카페답다.
정말 마음에 드는 넓은 테이블. 실제 필요한 테이블 크기보다 더 널찍한 편인 테이블이라 답답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마음에 든다.
마을 뷰 반대편 통창에서는 이렇게 뒷동산의 숲이 보인다.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는 카페 보헤아. 카페 이곳 저곳을 구경하는 동안 음료와 디저트가 나왔다.
짠,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다.
나무 트레이가 너무 마음에 드는걸?
레어 치즈 케익. 치즈를 좋아하지 않는 나와는 달리 귀염둥이는 치즈를 잘 먹고, 치즈케익도 좋아한다. 나는 디저트에 별 생각이 없었어서, 귀염둥이가 치즈케이크를 골랐다.
크림 브륄레,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너무 맛있게 먹던 게 인상적이었던 디저트. 커스터드 크림 위에 설탕을 뿌려서 토치로 그을리는 방식인 것 같다. 영화에서는 뭔가 고구마 으깬 것 처럼 보였었는데, 커스터드 크림이었다고 한다. 티 스푼으로 팅 하고 설탕을 깨는 게 재밌다.
생각보다 청명한 소리가 나지는 않는구나.
한라봉 아이스티. 달콤하다. 한라봉 청과 인도 아쌈홍차를 우려서 만든 아이스티라고 한다. 한라봉 청을 이용해 만든 음료라 달달한 맛이고, 홍차의 풍미가 조화롭다. 음료를 다 먹은 후에는 잔 밑에 깔린 한라봉 청을 건져 먹으면, 설탕에 절여진 쫄깃한 과육이 맛있다. 홍차를 좋아하면서, 달달한 아이스티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추천한다.
허니부쉬와 루이보스로 만든 디카페인 밀크티인 '허니루이보스밀크티', 임산부들이 마셔도 될 정도라고 하니 카페인 못 먹는 사람들에겐 반가운 음료다.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며 한참을 머물다 나왔다. 힐링되는 느낌이 나는 카페였다.
안녕 고양이?
카페 보헤아는 노키즈존이라고 하니, 어른들만 오는 걸로 하자. 아이들은 조금 더 크면 데리고 오는 걸로. 어른들의 조용한 힐링존이 아이들 취향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카페의 방침은 존중하는 걸로.
카페 보헤아.
정말... 내가 운영하는 카페 1층에서 살고 싶다. 정말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면서 부러운 부분이다.
정말 예쁘게 창을 내놨다고 생각이 드는 카페 보헤아였다. 주말 오후를 편안하게 힐링시켜준 좋은 카페, 추천한다.
■ 총 평 (별점 ★★★★☆ 4.8/5)
- 카페 보헤아는 내 기준 별점 5점 만점에 4.8점을 매긴 조용한 분위기의 멋진 카페다.
- 분위기가 너무 좋다. 공간의 규모가 꽤 큰데도 불구하고 테이블을 최소한으로 배치해 편안한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차를 이용해서 오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조용한 동네에 위치하고 있다.
- 음료가 맛있는 편이다. 한라봉 아이스티는 딱 내 취향이었다. 홍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만족할 것 같다.
- 치즈를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디저트의 종류가 조금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특히나 나처럼 초코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꾸덕한 초코 조각케익 정도 하나 더 마련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분위기 좋고, 음료와 디저트 맛있는 조용한 카페 보헤아. 언젠간 외곽에 카페를 오픈한다면 딱 이런 카페를 하고싶다는 생각이 든 카페다.
- 새로운 카페는 대개 새롭고 좋지만, 뭔가 보헤아 특유의 독특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 사람들이 너무 북적이지 않고, 분위기 좋은 대구 외곽의 카페를 원한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기를 추천드린다.
- 이상 서변동 카페 보헤아 후기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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